레오파드게코를 처음 분양받고 약 2주 정도 지났을 때였다. 처음 며칠 동안은 적응 기간이라고 생각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어느 날은 아침에 확인한 모습 그대로 저녁까지 은신처 안에만 있는 것처럼 보였다. 평소 밤이 되면 잠시라도 나와서 사육장을 둘러보던 개체였는데, 그날은 움직임 자체를 거의 확인하지 못했다. 초보 집사였던 나는 혹시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도 여러 번 해봤지만 대부분 "정상일 수 있다"는 설명만 있었고, 내 개체에게도 같은 이유가 적용되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날부터 나는 단순히 걱정하는 대신 실제 행동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육 환경

그날의 기록을 다시 확인해 보면 사육 환경은 다음과 같았다.

  • 종 : 레오파드게코
  • 분양 후 기간 : 약 2주
  • 사육장 크기 : 60cm급
  • 따뜻한 구역 바닥 온도 : 약 31도
  • 차가운 구역 온도 : 약 25도
  • 마지막 먹이 급여 : 전날 저녁

온도나 물 상태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더 걱정이 됐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평소에는 물을 갈아줄 때 고개를 내밀거나 위치를 살짝 바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오전 8시에 확인했을 때

  • 꼬리만 살짝 보이는 상태로 은신처 안에 있었고

오후 3시에 다시 확인했을 때도

  • 거의 같은 위치에 있었다.

저녁 7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혹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먹이 반응까지 확인해 봤다

걱정이 된 나는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먹이를 준비했다.

당시 급여하던 먹이는 밀웜이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먹이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은신처 밖으로 나와 반응을 보였는데, 그날은 안쪽에서 움직임만 확인될 뿐이었다.

솔직히 그 순간에는 병원까지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발견한 변화

다행히 다음 날 아침 사육장을 확인하면서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전날보다 몸 색깔이 전체적으로 흐려져 있었고,

  • 평소의 노란색보다 회색빛이 강했고
  • 피부가 뿌옇게 보였다.

며칠 후 실제 탈피가 진행됐다.

결국 내가 걱정했던 행동은 탈피 전 나타난 변화 중 하나였던 셈이다.


이후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흥미로운 점은 첫 탈피 이후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탈피 시기가 가까워지면

  • 활동량 감소
  • 먹이 반응 감소
  • 은신처 이용 시간 증가

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건강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기록을 쌓아 보니 일정한 흐름이 보였다.


은신처에 오래 있다고 무조건 문제는 아니었다

초보 시절에는 은신처 안에 있는 시간이 길면 바로 걱정했다.

하지만 몇 달 동안 관찰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실제로 은신처 이용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 먹이 반응 변화
  • 체중 변화
  • 탈피 여부
  • 활동 패턴 변화

같은 요소들이었다.

하나의 행동만 보고 판단하면 오히려 불필요하게 걱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이유

이 경험 이후 나는 간단한 사육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 먹이 먹은 날짜
  • 탈피 날짜
  • 활동량 변화
  • 체중 변화

를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두었다.

몇 달 뒤 다시 확인해 보니 탈피 전 행동 패턴이 꽤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배운 점

당시의 나는 은신처 안에 오래 있는 모습만 보고 건강 이상을 의심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 탈피 준비
  • 환경 적응
  • 휴식 행동

처럼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한 장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며칠 동안의 변화를 함께 관찰하는 것이었다.


마무리

레오파드게코를 처음 키울 때 가장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어떤 행동이 정상이고 어떤 행동이 이상 신호인지 구분하는 일이었다.

특히 은신처에 오래 머무는 행동은 초보 집사라면 한 번쯤 걱정하게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내 경험상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인터넷 검색보다 기록이었다. 며칠 동안의 행동 변화를 적어두고 비교해 보니, 그제야 내 개체만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 글에서는 "도마뱀도 성격이 다를까? 같은 종인데도 반응이 달랐던 경험"에 대해 기록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