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코를 키우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평소보다 몸 색깔이 하얗게 뜨거나 불투명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병에 걸린 게 아닌가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인 '탈피(Shedding)'의 전조 현상입니다. 대부분은 스스로 잘 해결하지만, 때로는 집사의 작은 도움이 게코의 발가락이나 꼬리를 지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1. 탈피의 신호와 과정
탈피가 가까워지면 게코의 피부는 마치 비닐봉지처럼 들뜨고 하얗게 변합니다.
행동 변화: 평소보다 예민해져 구석에 숨어 있거나, 먹이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해결: 게코는 입으로 자신의 허물을 물어뜯어 벗겨내고, 영양분 섭취를 위해 그 허물을 직접 먹어 치웁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사육장이 깨끗하다면 밤사이 성공적으로 탈피를 마친 것입니다.
2. 탈피 부전(Dystocia): 왜 껍질이 남을까?
문제는 껍질이 깨끗하게 벗겨지지 않는 '탈피 부전'입니다. 주로 습도가 너무 낮을 때 발생하며, 특히 다음과 같은 부위에 허물이 남기 쉽습니다.
발가락 끝: 남은 허물이 마르면서 수축해 피가 통하지 않게 되고, 심하면 발가락이 괴사하여 떨어져 나갑니다.
눈(아이캡): 눈 주위 허물이 남으면 염증이 생기거나 시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꼬리 끝: 발가락과 마찬가지로 괴사의 위험이 큽니다.
3. 집사의 응급 처치: '온욕'과 '면봉'
탈피 부전을 발견했다면 억지로 손으로 잡아당기지 마세요. 생살이 함께 벗겨져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사우나(온욕): 반찬 통 같은 작은 용기에 게코의 발등이 잠길 정도의 미지근한 물(약 28~30도)을 담습니다. 10~15분 정도 게코를 넣어두어 남은 허물을 불려줍니다.
면봉으로 살살: 허물이 충분히 불었다면, 젖은 면봉을 이용해 결 방향으로 살살 밀어내 줍니다.
핀셋 주의: 아주 미세한 부분은 핀셋을 쓸 수 있지만, 게코가 갑자기 움직여 다칠 수 있으므로 극도로 주의해야 합니다.
4. 완벽한 탈피를 위한 예방법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입니다. 탈피 징후(몸이 하얘짐)가 보인다면 평소보다 사육장 습도를 10~20% 정도 더 높게 유지해 주세요.
거친 구조물: 코르크 보드나 거친 유목을 넣어두면 게코가 몸을 비벼 허물을 벗기 수월해집니다.
습식 은신처: 내부에 젖은 수태(이끼)를 넣은 은신처를 제공하면 게코가 스스로 그 안에서 습도를 조절하며 탈피를 준비합니다.
[핵심 요약]
몸이 하얗게 변하는 것은 탈피의 신호이며, 스스로 허물을 먹는 것은 정상적인 행동입니다.
습도가 낮으면 발가락이나 꼬리 끝에 허물이 남는 '탈피 부전'이 생길 수 있습니다.
허물이 남았을 때는 미지근한 물에 온욕을 시켜 불린 후 면봉으로 부드럽게 제거합니다.
탈피 징후가 보일 때 습도를 높여주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 예고] 탈피만큼이나 집사를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거식'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밥 안 먹는 게코, 원인 분석과 기호성 테스트'**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보겠습니다.